중요-메모리 부족 10년간 지속될 수도(2025.10.05))
2025.10.05
AI 데이터 센터가 전 세계의 메모리와 스토리지 공급을 삼켜버리고 있으며,
앞으로 10년 동안 이어질 ‘가격 대재앙(pricing apocalypse)’의 무대를 만들고 있다.
한때 저렴하던 SSD, DRAM, HDD의 가격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
인공지능(AI)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공급은 제한되면서 수년 만에 가장 심각한 공급난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거의 모든 애널리스트 기관과 메모리 제조사들이 이제 NAND와 DRAM의 공급 부족을 경고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향후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SSD와 메모리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부족 현상이 최대 10년간 이어질 수 있다고까지 말한다. AI 데이터센터의 폭발적인 수요가 전 세계 메모리와 플래시 생산 능력의 대부분을 빨아들이기 시작하면서, 이러한 경고는 점점 더 무시할 수 없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지난 2년간 PC 조립 시장에서 저장장치 업그레이드는 드물게 빛을 발하는 분야였다. 2023년 SSD 가격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고성능 NVMe 드라이브조차 일반 하드디스크와 큰 차이 없는 가격에 판매되었다.
DRAM도 비슷한 궤적을 따라가며 거의 10년 만에 최저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2024년에 들어서면서 상황은 완전히 반전되었다. NAND 플래시와 DRAM 모두 가격이 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이 변화의 근본 원인은 메모리 산업 특유의 경기 순환성에 있지만, 이번에는 AI와 하이퍼스케일러(대형 클라우드 사업자)의
비정상적인 수요가 그 상승세를 더욱 증폭시켰다. 그 결과, 산업 전반을 덮치는 광범위한 공급 압박이 나타났다.
소비자용 SSD와 DDR4 메모리 키트부터 기업용 스토리지 어레이, 대량 HDD 출하에 이르기까지 업계 전반에 하나의 공통된
흐름이 존재한다 — 바로 “가격 상승”이라는 것이다. 시장은 수년간 경험하지 못했던 가격 수렴 현상에 직면해 있다.
From glut to scarcity
공급 과잉에서 부족으로
2022년과 2023년 초의 경기 침체는 메모리 제조사들을 궁지로 몰아넣었다. NAND와 DRAM 모두 원가 이하로 판매되었고,
재고는 쌓이기만 했다. 제조사들은 손실을 막기 위해 생산량을 대폭 줄이는 극단적인 조치를 취했다.
그 여파는 2023년 하반기부터 판매 채널 전반으로 퍼져나갔다. 한때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던 512Gb TLC NAND 현물가는 6개월 만에 100% 이상 급등했고, 계약 가격 역시 뒤따라 상승했다.
이 반등세는 곧바로 소비자 시장에도 나타났다. Western Digital의 2TB 블랙 SN850X는 2024년 초 150달러를 웃도는 가격에 판매되었고, 삼성전자의 990 Pro 2TB 역시 연말 세일 때 약 120달러 수준이던 것이 같은 시기 175달러 이상으로 뛰었다.
DRAM 시장의 회복세는 NAND보다 한 분기 정도 늦었지만, 흐름은 동일했다. 2023년에는 재고 정리 품목처럼 보였던
DDR4 모듈이 생산라인 축소로 인해 공급난을 겪기 시작했다.
2025년 3분기 PC용 DDR4 제품의 가격은 전분기 대비 38~43% 급등할 것으로 전망되었으며,
서버용 DDR4도 28~33% 상승이 예상됐다.
그래픽 메모리 시장 또한 압박을 받았다. GPU 제조사들이 차세대 GDDR7으로 전환하면서, 기존 GDDR6 공급이 부족해지고 그 결과 가격이 약 30% 상승했다. 여전히 주력 제품으로 자리한 DDR5 역시 상승 폭은 비교적 완만했지만,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하드디스크(HDD) 시장도 자체적인 제약에 직면했다. Western Digital은 2024년 4월 파트너사들에게 공급 제한을 이유로 HDD 가격을 5~10% 인상하겠다고 통보했다. 한편 TrendForce는 최근 데이터센터용 고용량 모델인 니어라인(nearline) HDD의 공급 부족을 지적했다. 이로 인해 일부 워크로드가 플래시 스토리지로 전환되면서, NAND 공급은 한층 더 빠듯해졌다.
AI의 끝없는 식욕
모든 메모리 사이클에는 촉발 요인, 혹은 일련의 계기가 있다. 과거에는 스마트폰의 등장, 그다음은 SSD 기반 노트북, 그리고 클라우드 스토리지가 그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번 사이클의 핵심 동력은 단연 인공지능(AI) 이다.
대규모 언어모델(LLM)의 학습과 배포에는 막대한 양의 메모리와 스토리지가 필요하며, 학습 클러스터의 각 GPU 노드는 수백 GB의 DRAM과 여러 TB의 플래시 스토리지를 소비한다. 이러한 수요가 대규모 데이터센터 단위로 확장되면, 그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최근 오픈AI(OpenAI)의 ‘스타게이트(Stargate)’ 프로젝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의 협약을 통해 월 90만 장의 D램 웨이퍼를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수량만으로도 전 세계 D램 생산량의 약 40% 에 해당한다.
실제로 이 전체 물량이 실현될지 여부를 떠나, 이런 규모의 계약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AI 기업들이 얼마나 공격적으로 대규모 공급망을 선점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고집적(High-density) NAND 제품은 이미 몇 달치 물량이 사전 완판된 상태다. 삼성전자의 차세대 V9 NAND는 출시도 되기 전에 거의 전량이 예약되었고, 마이크론(Micron)은 2026년까지의 HBM(고대역폭 메모리) 생산분을 사실상 모두 선판매했다.
과거에는 분기 단위로 체결되던 계약이 이제는 수년 단위의 장기계약으로 바뀌었으며,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중간 유통 단계를 거치지 않고 직접 원천 공급처에서 물량을 확보하는 구조로 전환되고 있다.
투자 우선순위의 전환
이번 공급난은 단순히 수요가 너무 빨리 늘어난 결과만은 아니다. 공급 방향 자체가 바뀌고 있다.
지난 10여 년 동안 NAND와 DRAM 제조사들은 무분별한 증설이 결국 시장 붕괴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배웠다. 매번 호황 뒤에는 공급 과잉이 뒤따르며 수익성이 붕괴되었고, 이번 사이클에서는 그 반작용으로 훨씬 신중한 투자 전략이 채택되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은 모두 자본지출(CAPEX)을 HBM(고대역폭 메모리) 과 첨단 공정 노드로 집중 전환했다. 특히 HBM은 매우 높은 이익률을 보장하기 때문에 투자 우선순위가 될 수밖에 없다.
마이크론의 2026년 HBM 생산분은 이미 전량 계약 완료 상태이며, HBM 생산에 투입되는 모든 웨이퍼는 곧바로 DRAM 생산 여력을 줄이는 결과를 낳는다. NAND 역시 마찬가지로, 연구개발과 생산 역량이 기업용 3D QLC NAND에 집중되면서 일반 제품군의 공급은 더욱 줄어들고 있다.
대만 최대 NAND 컨트롤러 업체인 파이슨(Phison Electronics) 의 CEO는 최근 인터뷰에서, 바로 이런 자본지출의 전환(capex redirection) 이 향후 10년간의 공급난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내년 NAND는 심각한 공급 부족에 직면할 겁니다. 제 생각에는 앞으로 10년 동안 공급이 빠듯할 것입니다.”
그 이유를 묻자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과거 플래시 메모리 업체들이 투자를 늘릴 때마다 가격이 폭락했고, 투자금은 회수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2023년에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가 높은 수익률을 쫓아 막대한 자본을 HBM으로 돌리면서, 플래시에 투입할 투자가 더욱 줄어든 것이죠.”
이러한 움직임들이 주류 메모리 제품들의 공급을 더욱 압박하고 있다. DDR4는 여전히 수요가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산이 예상보다 빠르게 축소되고 있으며, 한때 넘쳐나던 TLC NAND 역시 제조사들이 수익성이 높은 제품군에 자원을 집중하면서 배분이 제한되고 있다. 그 결과, 아직까지 주요 시장에서 필수적인 구형 제품군들이 심각한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스토리지(저장장치) 부문에서도 같은 이야기가 반복된다. 사상 처음으로 NAND 플래시와 HDD가 동시에 공급 제약을 받고 있는 상황이 나타났다.
과거에는 한쪽 가격이 오르면 다른 한쪽이 대체재 역할을 해주었지만, 대규모 AI 모델 학습에는 수백 페타바이트(PB)에 달하는 데이터를 저장해야 하며, 그 모든 데이터는 어딘가에 보관되어야 한다.
이른바 ‘웜 데이터(warm data)’라 불리는 이러한 중간 접근 속도의 데이터는 일반적으로 데이터센터의 니어라인(nearline) HDD에 저장되지만, 지금은 수요가 너무 높아져 최대 용량 HDD의 리드타임(납기 기간) 이 1년 이상으로 늘어났다.
니어라인 HDD 공급이 부족해지자, 일부 하이퍼스케일러들은 QLC 플래시 어레이 도입을 서둘러 추진하고 있다. 이로써 한 가지 병목은 해소되지만, 동시에 다른 병목이 발생한다 — NAND 공급망에 다시 부담이 가해지는 것이다. 과거에는 기가바이트당 비용(cost-per-GB) 이 높다는 이유로 SSD가 배제되던 역할에까지, 이제는 대규모로 SSD가 채택되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시장은 양쪽에서 압박을 받는 상황에 놓였다. HDD는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오르고, SSD는 클라우드 업체들의 대량 구매로 가격이 다시 강세를 보이는 — 이른바 “이중 압박(double squeeze)” 국면이 본격화된 것이다.
그렇다면 왜 공장을 더 많이 짓지 않을까?
물론 신규 반도체 공장(fab) 들이 건설되고는 있다. 하지만 그것은 막대한 비용과 긴 시간이 필요한 일이다. 특히 미국에서의 신규 건설은 더 어렵다. 완전히 새로 짓는 그린필드(Greenfield)형 메모리 팹 하나의 비용은 수백억 달러(수십조 원대) 에 달하며, 본격적인 양산까지 수년이 걸린다.
기존 라인의 증설(라인 확장) 역시 간단하지 않다. 장비 설치와 공정 캘리브레이션(정밀 조정) 과정만 해도 수개월이 소요된다. 게다가 ASML,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Applied Materials) 같은 주요 장비 공급업체들이 이미 심각한 주문 적체(backlog) 를 겪고 있어, 장비를 제때 확보하기조차 쉽지 않다.
결국 문제는 단순히 “더 짓느냐, 안 짓느냐”가 아니라 — 돈, 시간, 그리고 장비 공급망의 한계라는 복합적 요인에 가로막혀 있다는 것이다.
제조업체들이 단순히 팹 증설에 나서지 않는 이유는 또 있다.
그들은 과거의 쓰라린 기억을 잊지 못하고 있다. 만약 현재처럼 폭발적인 수요가 갑자기 식거나, 고객사들이 재고 비축 후 구매를 멈추면, 과잉투자로 인한 가격 폭락이 다시 찾아올 수 있다.
2019년과 2022년의 붕괴 경험은 아직도 생생하다. 이런 기억 때문에, AI 수요가 지금은 끝없이 보이더라도 기업들은 장기 사이클에 올인하기를 주저한다. 게다가 시장 일각에서는 “현재의 AI 붐은 일시적 거품”이라는 인식도 여전히 강하다.
여기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복잡성을 더한다. 첨단 리소그래피(노광) 장비에 대한 수출 통제와 희토류 원소(rare earth elements) 공급 제한은 HDD 팹 증설 계획마저 어렵게 만든다. HDD는 핵심 부품으로 네오디뮴(Neodymium) 자석을 사용하는데, 이는 가장 수요가 많은 희토류 자재 중 하나다.
HDD 산업은 전 세계 희토류 자석 소비의 최대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이며, 현재 중국이 이 자재 생산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 미국과의 무역전쟁에 대한 보복 조치로 자석류 수출을 제한했는데, 이로 인해 글로벌 HDD 생산망은 더욱 취약해졌다.
설령 자본이 충분히 있다 하더라도, 장비와 소재 공급망 자체가 병목 상태에 있다. 반도체 공정 기술 인력 부족 또한 공장 건설 속도를 더디게 만든다.
결국 제조사들은 이러한 제약 속에서 ‘신중한 절제(discipline)’의 길을 택하고 있다. 즉, 무리하게 생산을 늘려 위험을 감수하기보다는, 현재의 한정된 공급을 높은 마진으로 판매하며 시장 안정성을 유지하는 전략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제조사들의 이런 접근 방식은 당분간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초저가 PC 업그레이드 시대가 사실상 끝났으며, 기업 고객들은 더 큰 인프라 예산을 마련해야 한다. 스토리지 어레이(storage array), 서버, GPU 클러스터 등 모든 인프라 구성 요소가 더 많은 메모리를 필요로 하지만, 그 비용도 훨씬 높아진 상황이다.
대형 하이퍼스케일러들은 이미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여러 벤더의 커스텀 컨트롤러를 사용해 자체 SSD를 설계하거나, 향후 수년치 공급을 미리 예약해두고 있다.
반면 소규모 클라우드 사업자나 중소 데이터센터 운영자들은 이런 협상력을 갖추지 못해 납기 지연과 더 높은 단가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예를 들어 Pure Storage 같은 대형 기업은 AI 데이터센터용 올플래시 어레이(All-Flash Array) 에 투입되는 NAND를 대량 직구매하지만, 소형 기업들은 남은 물량을 두고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소비자와 기업 모두 유연성이 크게 떨어진다. 소비자는 업그레이드를 미루거나 용량을 줄이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고, 그 결과 대용량 저장장치와 고용량 메모리 확산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 반면 기업은 AI와 클라우드 워크로드에서 메모리가 핵심 자원이기 때문에, 비용 증가를 그대로 떠안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물론 시장은 언젠가 균형을 되찾을 것이다. 정부 인센티브를 바탕으로 신규 팹이 건설 중이며, 만약 수요 증가세가 완화되거나 고객사들의 구매가 잠시 멈춘다면, 다시 공급 과잉 국면으로 전환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때까지는 NAND 플래시, DRAM, HDD 가격이 최소 2026년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대형 기업 고객들이 여전히 우선 공급권을 확보할 것이며, 소비자들은 남은 물량을 두고 경쟁해야 한다.
과거처럼 연말이나 분기마다 찾아오던 시즌별 가격 하락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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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03
파이슨(Phison) CEO, “NAND 공급 부족이 무려 10년간 지속될 수 있다”
— 메모리 ‘슈퍼사이클(supercycle)’ 임박, 2026년에는 ‘심각한’ 공급난 예상
파이슨의 최고경영자(CEO)는 NAND 플래시 메모리의 공급 부족이 최대 10년간 이어질 수 있다며,
대규모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임박했다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2026년에 심각한 수준의 공급난(severe shortage)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며,
향후 수년간 메모리 시장이 구조적인 타이트 상태에 놓일 것이라고 밝혔다.
AI로 인한 수익이 스토리지와 메모리 산업의 판도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붐의 여파는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파이슨(Phison Electronics Corporation)의 CEO 푸아 케인셍(Pua Khein-Seng)은 최근 인터뷰에서 2026년에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NAND 플래시 공급 부족이 향후 10년간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망은 업계 다른 관계자들이 예상하는 ‘1년 정도의 일시적 공급난’을 훨씬 넘어서는 수준이다.
푸아는 대만 ‘커먼웰스(CommonWealth) 매거진’의 기술 칼럼 인터뷰에서, 메모리 시장에 곧 ‘슈퍼사이클(supercycle)’이 도래할 것이라는 시장 전문가들의 전망을 재확인하며, 그 규모가 더욱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NAND는 내년에 심각한 공급 부족에 직면할 것이다. 그리고 향후 10년 동안 공급이 계속 타이트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과거에는 플래시 제조사들이 투자를 확대할 때마다 가격이 폭락했고,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했다. 그래서 2019~2020년경부터 기업들이 투자를 줄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3년에 마이크론(Micron)과 SK하이닉스가 높은 수익성을 보고 HBM(고대역폭 메모리)에 막대한 설비투자(CapEx)를 집중하면서, 플래시 메모리에는 더욱 적은 투자가 이루어졌다”고 덧붙였다.
지난 몇 년간 플래시 수요와 가격이 하락세를 보였지만, 이제는 급격한 반등세를 보이며 메모리 시장 전반에서 상당한 전환점이 나타나고 있다.
트렌드포스(TrendForce)가 9월에 보고한 바에 따르면, 샌디스크(SanDisk), 마이크론(Micron), 웨스턴디지털(Western Digital)은 모두 자사 플래시 제품군의 가격을 동결하거나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수요가 “전례 없는 수준(unprecedented levels)”으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수요의 주된 원인은 최근 몇 년간 모든 하드웨어 트렌드의 공통된 요인과 마찬가지로, AI 데이터센터 붐이다.
AI 모델 학습뿐 아니라 추론(inference) 중심의 워크로드로 기업들이 방향을 전환하면서, 스토리지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Nearline storage, a sort of "warm" storage that exists between hot and cold storage uses,
s increasingly necessary as AI models grow in size and the data needs of corporations rise, useful for storing past revisions of models to retrain on, holding old queries, or hosting seldom-accessed user data.
특히 니어라인 스토리지(nearline storage) — 즉, ‘핫 스토리지’(자주 접근되는 데이터)와 ‘콜드 스토리지’(드물게 접근되는 데이터) 사이의 중간 영역 — 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는 대규모 AI 모델의 사이즈가 커지고, 기업의 데이터 처리량이 증가함에 따라, 과거 모델 버전 저장·재학습용 데이터 보관·이전 사용자 데이터 아카이빙 등에 필수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AI 학습용으로는 그동안 DRAM 기반 HBM(고대역폭 메모리)이 ‘핵심 자원’으로 여겨졌지만, 파이슨의 푸아 케인셍(Pua Khein-Seng) CEO는 곧 플래시 메모리가 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2022년 이후 클라우드 기업들은 GPU 확보에 열을 올렸습니다. 주로 모델 학습용이었죠. 학습에는 HBM이 필요하고 플래시는 거의 관련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제 모델들은 어느 정도 성숙 단계에 도달했습니다.
막대한 자본을 투입한 만큼, 이제 클라우드 기업들은 그 돈을 회수해야 합니다. 그 방법은 바로 추론(inference) 입니다.”
그는 이어서 이렇게 덧붙였다.
“제 생각에 클라우드 기업들의 수십억 달러 규모 설비투자(CapEx)는 전부 GPU에만 걸린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더 큰 비중이 스토리지로 향할 것입니다.
돈을 벌려면 사용자가 필요하고, 사용자는 데이터를 만들어냅니다. 데이터는 저장되어야 하죠. 따라서 데이터센터는 앞으로 향후 10년 동안 저장 용량을 꾸준히 확장해야 합니다.
결국 데이터센터의 핵심 기능은 ‘저장(storage)’이니까요.”
The industry is also starting to bet against the future of HDDs.
While hard drives are currently priced at attractive levels for high-capacity nearline storage use,
SSD prices are expected to match those of HDDs in the next five to eight years.
업계는 이제 HDD의 미래에 대해 회의적인 베팅을 하기 시작했다.
현재 HDD는 대용량 니어라인 스토리지 용도로는 여전히 가격 경쟁력이 있지만,
SSD 가격이 향후 5~8년 내에 HDD와 비슷한 수준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일부 HDD 공급업체들의 리드타임이 1년 이상으로 길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대용량 스토리지 시장 전반에서 플래시 SSD가 표준 구매 선택지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파이슨(Phison)의 푸아 케인셍(Pua Khein-Seng) CEO는 전망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2020년 당시 데이터센터 내 SSD 대 HDD 비율은 한 자릿수대 대 90% 이상이었습니다.
지금은 약 20% 대 80% 수준이죠.
앞으로는 SSD가 80%~100%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입니다.
진짜 중요한 질문은 ‘그 전환을 뒷받침할 신규 용량이 얼마나 필요할까?’ 하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앞으로 10년간 플래시 시장이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SSD 용량이 커지고 가격이 낮아지면서, 주요 AI 기업들이 HBM 중심의 GPU 경쟁보다 스토리지 확충을 더 중시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푸아의 발언은 예언처럼 현실이 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 역시 고객들에게 같은 신호를 주고 있다 — 즉, “메모리 슈퍼사이클(memory supercycle)”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HBM 수요의 지속적인 증가와 더불어, 중국이 향후 2년 내 HBM 시장에 진입할 것이라는 위협이 맞물려 일어나는 현상이다.
푸아 케인셍과의 인터뷰는 이처럼 경쟁이 치열해지는 메모리 시장의 향후 10년 전망과 그 산업적 파급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