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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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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수필-이상화 출가자의 유서나가자! 집을 떠나서 내가 나가자! 내 몸과 내 마음아 빨리 나가자. 오늘까지 나의 존재를 지보(支保)하여준 고마운 은혜만 사례해두고 나의 생존을 비롯하러 집을 떠나고 말자. 자족심으로 많은 죄를 지었고, 미봉성(彌縫性)으로 내 양심을 시들게 한 내 몸을 집이란 격리사(隔離舍) 속에 끼이게 함이야말로 우물에 비치는 별과 달을 보라고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를 우물가에다 둠이나 다름이 없다. 이따금 아직은 다죽지 않은 양심의 섬광이 가슴속에서, 머릿속에 번쩍일 때마다 이 파먹은 자취를 오! 나의 생명아! 너는 얼마나 보았느냐! 어서 나가자! 물든 데를 씻고 이즈러진 데를 끊어버리러 내 마음 모두가 고질을 품고 움직일래야 움직일 수 없는 반신불구가 되기 전에 나가자! 나가자! 힘자라는 데까지 나..
아방강역고 2024.06.25 我東人古有大病痛 全賦三韓之年代而經論 中華之繼統不聞八路之우리 동쪽 사람들은 예로부터 큰 병통이 있었으니, 삼한의 연대를 완전히 부여받고 중화의 계통을 논하면서도 팔로(여러 방면)의 풍토를 듣지 못했다.風土而蹴講海國之僻說是也夫幼而學之 將壯而行之是故不倚虛談 풍토를 논하고 해국의 벽설을 말하는 것은, 어릴 때 배워서 장차 장성하여 이를 행하니, 그러므로 헛된 말에 의지하지 않는다.
음모-한인택 음모(陰謨)“오빠 왜 요새는 술도 안 마시고 이렇게 얌전하우” 연순이는 사촌오빠인 창선이를 보고 이렇게 물었다. “요전날 밤에 실수한 다음부터는 술도 먹을 생각이 없더라” “그것이 실수인 줄 아시는 이가 왜 전일에는 종로에서 비틀거리며 다니셨어요” “아! 내가 언제!” "내가 보았다우. 어떤이와 손을 마주 잡고 떠드시며 가시는 것을 보았어요” 창선이는 별안간에 손을 내저으며 “야!  왜 이렇게 떠드니, 명순이가 들으면 큰일 나라고……” 이 말을 들은 연순이는 속으로 퍽 우습게 생각하였다. 그러지 않어도 요즈음 오빠의 마음이 명순이게로 움직이고 있는 것을 짐작하였던 것이었다. 그러나 연순이는 일부러 시침이를 딱 떼이고 “명순이가 들으면 어때요 오빠가 모주병정인것을 다 알고 있는데” “뭐야? 어디서 들어서 ..
아언각비 雅言覺非目錄 卷之一 京口 一 長安洛陽 一 太守使君 一 監務 一 智邱 四 貳外郞 五 司馬 一 七 水驛 八 國子 七 狀元 九 杏檀 八 杉 一 檀 五 桂 七 山茶 五 槐山椒桃 三 葉局菴籍 六 杜仲杜橘 六 厚朴牧丹 五 山棗 三 沙參黃蓍 七 萇葶蓮芡 七 葛棘蓍菊 三 橘 三 棠梧 青蘘 二 茶 三 荊芥 二 蕘 六 蕺苡苓菊 五 胡蘆青蓍 一 苣葑 二 藜莧 二 檾 一 蘗茹芫 二 蒿一萊蔥 三 醢 一 齏 一   ---------------雅言覺非 卷之一 流俗相傳語音失實辯正識反正為雅言覺非遂起發疑長安洛陽中原兩地之名東取之京口不疑實音借用從始稱流傳之城長安有兩個一城京口洛陽之一安城長安有兩個有一自此始稱流傳之城京口洛陽之中原始稱長安者於洛下淵明洛中學者皆習焉而無疑長安於東晉日長安於洛下淵明洛中學者皆習焉而無疑長安於東晉日長安於洛下淵明洛中學者皆習焉而無疑長..
이수광_7권 경서부(經書部)3, 문자부(文字部) 이수광_7권 경서부(經書部)3, 문자부(文字部) 經書部三  書籍 按易書詩周禮禮記春秋爲六經。一說孝經論語孟子易書詩周禮禮記春秋爲九經。經者常行之典也。 禮記九萬九千一十字。周禮四萬五千八百六字。春秋左傳二十九萬六千八百四十五字。論語一萬一千七百五字。孟子三萬四千六百八十五字。庸學幷入於禮記中爾。 尉繚子。武經七書之一。서적《주역(周易)》, 《서경(書經)》, 《시경(詩經)》, 《주례(周禮)》, 《예기(禮記)》, 《춘추(春秋)》를 합하여 육경(六經)이라 한다. 일설에는 《효경(孝經)》, 《논어(論語)》, 《맹자(孟子)》, 《주역(周易)》, 《서경(書經)》, 《시경(詩經)》, 《주례(周禮)》, 《예기(禮記)》, 《춘추(春秋)》를 합하여 구경(九經)이라 한다. 경(經)은 항상 행하는 전범이다.《예기(禮記)》는 99,010자이다. 《주례(..
이수광_13권 문장부(文章部) 이수광_13권 문장부(文章部) 文章部六 東詩 堯山堂外紀。備記乙支文德事。且載其與隋將詩曰。神策究天文。妙算窮地理。戰勝功旣高。知足願云止。其詞近古。 堯山堂外紀曰。高麗使過海有詩云。沙鳥浮還沒。山雲斷復連。時賈鳥詐爲梢人。聯下句曰。棹穿波底月。船壓水中天。麗使歎服云。所謂麗使未知何人。而俗傳崔致遠所作者恐誤。但非麗使。似是新羅時也。 智異山。有一老髡。於山石窟中。得異書累帙。"문장부 6 동시(東詩) 《요산당외기(堯山堂外紀)》에 을지문덕의 일을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 또한 그가 수나라 장군과 주고받은 시를 실었는데, 그 시는 다음과 같다: '신책(神策)은 천문을 다하고, 묘산(妙算)은 지리를 다하네. 전쟁에서 이겨 공이 높으니, 만족할 줄 알고 그치기를 원하네.' 그 말이 고대에 가깝다. 《요산당외기》에 이르기를: 고려의 사신이 바다를 건..
메밀 꽃 필 무렵-2 2024.05.18 여름 장날이 원래 그러하듯이, 아직 해가 중천에 떠 있지만 장터는 벌써 한산해졌습니다. 더운 햇빛이 천막 아래로 내리쬐며 사람들의 등을 뜨겁게 달구고 있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거의 다 돌아갔고, 팔리지 않은 나무꾼들만 길거리에 남아 있습니다. 이들도 석유병이나 고깃덩어리 정도만 사면 만족할 사람들인지라 오래 버틸 것 같지는 않습니다. 파리 떼와 모기들도 귀찮게 날아다닙니다. 얼굴이 얽힌 데다 왼손잡이인 옷감장수 허생원은 동업자인 조선달에게 말합니다. "이제 그만 정리할까?" "잘 생각했네. 봉평장에서는 한 번도 기분 좋게 장사한 적이 없지. 내일 대화장에서나 한몫 벌어야겠어." "오늘 밤은 밤을 새서 걸어야 될 거야." "달이 밝으니 괜찮을 거야." 조선달이 오늘 번 돈을 세는 것을..
화하난무(花下亂舞)-김동인 2024.05.05 한국 소설   "화하난무(花下亂舞)"저자:  김동인 이시중(李侍中)이 급거히 해주서 돌아왔다.」 이 소식을 들은 날 밤, 정몽주(鄭夢周)는 잠을 이루지 못 하였다. 왜 급히 돌아왔느냐? 명나라에 인사를 하러 갔다가 돌아오는 왕자를 맞으려 해주까지 갔던 이시중은, 거기서 심심소일로 사냥을 즐기다가 실수하여 낙마를 하여 다리를 상하였다. 며칠간 해주에 누워서 다리의 아픔을 좀 낫게 하여 가지고 돌아오는 것이 당연하다. 그렇거늘 이시중은 급급히 왕도(王都)로 돌아온 것 이다. 여기서 몽주는 자기의 몸에 닥쳐 오는 비상한 위험을 직감하였다. 두 개의 세력대치─ 이시중의 세력과 몽주 자기의 세력의 대치─ 다시 말하자면 반역자의 세력과 애국자의 세력의 대치. 기울어지려는 나라의 운명을 오로지 자..